2025년 현재, AI는 교통, 에너지, 치안, 주거, 복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거의 모든 요소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전력 사용량을 자동 조절하는 가정용 시스템이 일상이 되었으며, 도시의 폐기물 관리와 치안 시스템조차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도시라는 공간 그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마트시티(Smart City)’라는 개념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는 첨단 기술을 통해 현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도시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 스마트시티의 핵심 설계자이자 관리자 역할을 맡게 되는 직군이 바로 ‘도시계획 전문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도시계획을 산업 인프라 중심 설계로만 인식하지만, AI 시대의 도시계획은 데이터, 사람,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다차원적 설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가 스마트해질수록, 그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도시계획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AI 시대 유망 직업 중 하나로 도시계획 전문가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AI 시대의 도시계획, 무엇이 달라졌을까?
전통적인 도시계획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산업지역을 나누고 도로와 공공시설의 배치를 설계하는 일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AI가 도시 데이터의 흐름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현재에는, 도시계획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정적인 설계’가 아니라 ‘동적인 운영’ 중심으로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즉, 도시계획은 이제 과거의 도면 설계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 기반 도시 운영 시나리오’를 기획하는 직업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에서는 센서를 통해 수집한 교통량, 대기오염, 소음, 인구 흐름, 전력 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심의 구조와 인프라를 유연하게 설계합니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이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여, 교통 혼잡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환경을 보호하는 설계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고려한 인간 중심의 설계도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AI가 제안하는 최단 거리 이동 경로가 꼭 사람이 원하는 이동 방식일까요?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도심에 자율주행 도로를 깔았는데, 그로 인해 노인이나 장애인이 오히려 이동에 불편을 겪게 되는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기술과 인간의 균형을 맞추는 문제야말로 AI 시대 도시계획 전문가의 핵심 역량이자 책임입니다.
스마트시티 기획은 단지 기술자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기술이 제시하는 해답이 도시와 사람에게 실제로 유익한지, 지속 가능한지, 형평성과 접근성을 확보하는지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사람은 결국 도시계획자입니다.
왜 도시계획 전문가는 AI 시대 유망직업인가?
도시계획 전문가는 AI와 함께 일하는 직업 중에서도 특히 사회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군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AI가 도시를 운영하는 시대에도 ‘설계의 방향’은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옵션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중 어떤 방향이 시민의 삶에 더 이로운지,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가치 판단과 정책적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며, 이는 도시계획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는 고유 영역입니다.
AI시대의 다른 유망 직업들과도 그 방향성이 유사합니다.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길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둘째, 도시 문제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의료 인프라를 확대하려고 할 때, 병원만 짓는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접근성, 주차 공간, 약국 배치, 응급차 통로, 인근 소음 문제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도시계획자는 이러한 ‘시스템적 사고’를 바탕으로 복합 문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안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AI의 알고리즘적 한계를 보완하는 인문사회적 능력입니다. 데이터와 현실을 기반으로 융합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셋째, 스마트시티의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유럽연합, 중동, 동남아 등 수십 개국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한국 역시 ‘부산 에코델타시티’,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등을 통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진행됨에 따라, 도시계획자에 대한 전문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기술과 인문, 정책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직무로 확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시계획자는 건축, 교통, 환경, 데이터분석, 정책기획, 공공소통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며, 직무 확장성이 매우 크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 도시 설계사’, ‘스마트 교통 기획자’, ‘AI 도시 정책 전문가’ 등으로 세분화되며, 전문성과 경력에 따라 기업, 정부, 연구소 등 다양한 진로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도시계획자는 도시와 사람의 미래를 연결하는 설계자다
AI가 우리 일상을 관리하는 시대에도, 도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기술이 도시를 바꾼다면, 도시계획자는 그 기술을 사람에게 맞게 적용하는 전문가입니다.
AI가 제공하는 데이터와 자동화를 통해 도시 운영은 더욱 스마트해지지만, 그 스마트함이 ‘인간 중심의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균형과 맥락을 설계해야만 합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도시계획자입니다.
앞으로 스마트시티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며, 그만큼 기술과 사람, 정책과 환경이 충돌하거나 충돌을 예방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때 도시계획자는 단지 설계자가 아닌 도시를 움직이는 총괄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AI 시대의 유망 직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단순히 기술 중심 직업만을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기술을 이해하면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사회 시스템 전체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도시계획 전문가야말로, 앞으로 가장 필요한 직군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 기술과 인문사회적 감수성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 그것이 AI 시대 도시계획자의 모습입니다. 지금이 바로 이 직업을 준비하고 진입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